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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 실록 밖으로 행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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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세종, 실록 밖으로 행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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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모 (지은이)푸른역사


  • 292쪽
  • 152*223mm (A5신)


    책소개

    황희, 김종서, 정인지, 신숙주 등 쟁쟁한 조선의 정치가 9인이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정치가 세종의 모습을 그려낸 책이다. 조선의 창업기를 지나 수성의 시대를 이끌어야 했던 정치가 세종의 면모를 있는 그대로 그려내고자 했다.

    공부에 편집증적으로 매달려 있지만 무武에는 무無지한 후보로 본 그의 아버지 태종, 세종의 얼굴에서 보이는 고독과 집현전 학자들에게서 간간히 느끼는 분노를 읽어냈던 수양대군, 중국과 지식 경쟁을 벌이고자 했던 세종의 자존심을 그려낸 정인지, 유감동 사건과 같은 성 스캔들이나 세자빈의 동성애 사건을 난감한 표정으로 대하는 세종의 모습을 묘사한 허조 등 9개의 각기 다른 시선은 세종의 면모를 보다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태조실록, 태종실록, 세종실록에서부터 세조실록, 정조실록에 이르기까지 조선왕조실록은 물론이고 이이의 <율곡전서>, 이긍익의 <연려실기술>, <악학궤범>, 신숙주의 <보한재집> 등 다양한 사료를 폭넓게 인용하고 그 출처를 해당 문장에 빠짐없이 표기하고 그것을 재구성해낸 지은이의 성실함과 역량이 돋보인다.

    꼼꼼한 조사와 치밀한 재구성에 의해서 세종의 풍모를 온전히 드러내려는 이 책을 통해 읽는 이들은 세종 정치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음과 동시에 세종 시대의 다양한 인물들과 흥미로운 사건들과도 마주치게 될 것이다.


    책속에서
    • 그렇다고 세종이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국왕 후보자였던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충녕이 무武에 취약하다는 점이 매우 염려스러웠다. 일찍이 양녕도 “충녕은 용맹하지 못합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나는 “비록 용맹하지는 못하나, 대사에 임하여 큰 의문을 해결하는 능력 면에서 당세에 더불어 견줄 사람이 없다”고 대답했지만, 사실 양녕의 지적은 정확한 것이었다.-p45 중에서

      세자빈의 동성애 소문을 들은 상께서는 펄쩍 뛰셨다. 엄한 형벌로 ‘음탕한 풍습’을 겨우 멎게 했는데, “어찌 세자빈이 이러한 풍습을 본받아 이같이 음탕할 줄 생각이나 했겠는가”라는 말씀이 그것이다. 즉시 소쌍을 불러 사실 확인을 한 다음, 세자빈 봉씨를 찾았다. 주상과 중전 앞에 불려온 봉씨는 딱 잡아떼었다. “소쌍과 단지가 서로 사랑하여 밤에 같이 잘 뿐만 아니라 낮에도 목을 맞대고 혓바닥을 빨았습니다. 이것은 저희들끼리 하는 짓이지 저는 애초에 동침한 일이 없습니다.-p120 중에서

      예조판서 허후는 나아가 지금 “흥천, 흥덕 두 절도 혁파하려고 하는데, 하물며 다시 새 절을 세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허후의 이 말에 다소 흥분한 아버지는 “경이 두 절을 혁파해야 한다고 하는데, 내가 지금 인부를 뽑아서 경에게 줄 터이니, 가서 한번 흥천사의 부도를 허물어보겠느냐”고 맞대응했다. 이에 흥분한 허후는 “신의 생각으로는 허무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버지는 “대신이 말을 하니 내가 말을 못하게 할 수는” 없지만, “허후는 예관으로서 어찌 저리 천연스럽지 못한가”라고 개탄했다.-p188 중에서  
    • 이번 중국 사신들과의 대화에서 얻은 또 하나의 수확은 우리 자존감의 회복이었다."스스로 자기를 무시한 다음에 비로소 남들에게 멸시 받는다"는 말처럼, 내 것을 내가 존중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점,그리고 그런 자존감을 가지고 내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때 비로소 상대방의 존경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 그것이다.-1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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