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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일본 북 디자인 콩쿠르 수상 작가 주나이다가 불가사의한 단어 ‘의’로 이어가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세계!

단어와 단어 사이를 잇고, 의미를 만들어 내는 신비한 단어 ‘의’로만 상상을 확장하여 아름다운 세계를 구축한 그림책 『의』가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주나이다는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일본 북 디자인 콩쿠르에서 수상하는 등 일본에서 떠오르는 인기 그림책 작가다. 『의』는 그의 첫 이야기 그림책으로 출간 2개월 만에 2만 5천부가 판매되며 화제의 책으로 떠올랐다. ‘그림책 속에서 길을 잃는 것이 두렵지 않다.’, ‘몇 번이고 보게 되는 그림책.’, '그림책의 무한한 가능성을 느끼게 하는 마법 같은 책.'(아마존 재팬) 등의 반응을 모았으며, 2020년 MOE 그림책상에도 선정되는 등 아이 뿐 아니라 성인 독자에게까지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 약 100개의 ‘의’로 무엇이든 이어나가는 환상의 세계
‘나의, 마음에 드는 코트의, 주머니 속의 성의······.’ 『의』는 ‘의’라는 단어에 이끌려 마치 끝말잇기처럼 단어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가며 시작된 그림책이다. 주나이다 작가는 첫 문장인 ‘나의’를 떠올리고 스스로 묻고 답하며 다음 세계로 펼쳐나갔다고 한다. 땅은 하늘과 바다로, 여름은 겨울로 이어지고 동물, 인어, 도깨비가 한 이야기에서 튀어나오지만 놀랍지 않다. 감정도, 물건도, 장소도, 무엇이든 ‘의’라는 단어를 만나면 서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의’에서 놀고 ‘의’에 이끌려 탄생한 그림책이다.
‘의’로 연결된 단어들이 만들어 낸 문장을 읽어 내려가면 하나하나의 의미를 차례로 잇는 듯한 느낌을 준다. 허나 『의』는 나열된 단어들을 다시 한 장면의 그림 속에 녹여냄으로써 단순한 연결이 아니라 하나의 견고한 세계로 완성한다. 단어의 말 잇기가 그림에 녹아, 다음 그림에서 앞 그림의 꼬리를 찾아볼 수 있는 등 그림과 그림 사이에서도 연결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처럼 『의』는 그림책이 가진 특성을 십분 활용하여 독자들을 보다 극대화된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100개에 가까운 ‘의’로 연결된 세계는 80페이지라는 풍부한 이미지 속에 스며들어 마치 화집을 보는 듯 눈을 즐겁게 한다. ‘나’에서 파생되어 끝없이 확장하던 이야기는 다시 ‘나’로 돌아오는 수미상관식 구조로 완성도를 더한다. 독자의 손에 전달된 ‘의’의 배턴을 각자가 끝없이 이어가며 새로운 이야기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 독자가 그림책의 세계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도록 설계된 특별한 시도들
『의』는 우철 형식(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 형태)의 그림책으로, 책장을 펼치면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또한 글은 페이지의 정가운데가 아니라, 우측 상단으로 약간 치우친 곳에 위치해 있다. 이는 글보다 그림에 시선을 먼저 가게 하고자 했던 저자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그림과 글자가 모두 가운데에 있으면 글의 주장이 강해져 글을 먼저 읽고 그림을 보게 되기 때문에, 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그림을 한정한다. 하여, 그림에 시선이 먼저 가도록 한 이 배치는 이야기의 틀에 한계를 두지 않고, 무한한 상상의 문을 열어 두고 싶었던 연출 의도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주나이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그림은 전하고 싶은 것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이 자유롭게 상상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의』 역시 그림의 직전, 직후의 장면이나 캐릭터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등 독자들이 무한히 상상할 수 있도록 여백을 항상 염두하며 작업을 하는 작가의 철학이 반영된 작품이다.
또한 『의』는 유통에 필요한 정보들을 최대한 간소화 하여 눈에 뜨이지 않게 정리했다. 책의 시작부터 마지막 장에 다다를 때까지 이야기를 방해하는 요소가 없어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 이야기부터 디자인까지 책 그 자체가 독자가 체험하는 하나의 세계로서 존재하도록 한 특별한 시도들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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