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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사의 나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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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마루 가쿠 (지은이),김수현 (옮긴이)황금가지


  • 355쪽
  • 140*222mm

  • 책소개
    야쿠마루 가쿠의 데뷔작. 소년 범죄에 대한 처벌이라는 문제를 다룬 사회파 추리소설로, 일본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다. 누명 씌우기, 시간차 알리바이, 증거물 조작 등 다양한 트릭과 반전으로, 일본식 본격 추리의 대부 아야쓰지 유키토로부터 '사회 비판과 본격 추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소설의 주인공은 커피숍을 경영하며 다섯 살 어린 딸과 둘만의 삶을 사는 히야마 다카시. 히야마는 3인조 강도에게 아내를 잃은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당시의 범인들은 열세 살 중학생들로,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소년원행 처벌에 그쳐 많은 논란이 된 사건이었다.

    이후 깊은 분노를 품고 살아가던 히야마에게 경찰이 찾아와 뜻밖의 소식을 전한다. 4년 전 그 사건의 범인이 차례로 살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복수심을 버리고 남은 소년의 죽음을 막으려는 일에 나서는데…


    출판사 제공 책소개
    가장 장래가 촉망되는 미스터리 작가와 작품에 수여하는 일본 에도가와 란포 상을 만장일치로 수상한 <천사의 나이프>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과거 밀양 성폭행 사건 등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큰 이슈가 되었던 ‘소년 범죄에 대한 처벌’이라는 문제를 다룬 사회파 추리소설이다. 높은 인기와 함께 텔레비전 시사 프로에도 소개되는 등 제도의 모순을 널리 알려 일본의 개정 소년법 통과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흥미진진한 추리 서스펜스적 구성을 따르면서도 현행법과 사법 체계에 대한 조리 있는 지적을 펼친 저자 야쿠마루 가쿠는 ‘데뷔작이라고 믿겨지지 않는 빼어난 솜씨’라는 수식어와 함께 일약 차세대 미스터리 기대주로 이름을 알렸다.

    ※ 일본 소년법 참고 : 일본 소년법은 14세 이하의 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대원칙 아래 처벌보다 보호 및 교화에 치우친 해석으로 비판받았다. 언론은 물론 피해자에게조차 범인의 이름을 포함한 신상 일체, 수사 정보까지 철저히 은폐하는 것에 특히 원성이 높았다. 2001년 1차 개정에서 피해자가 범죄자의 기록을 열람할 수 있게 되고 미성년 피고에게 일부 실형을 선고하는 것을 허용하였으며, 이어 2007년 소년원 송치 상한연령을 없애고 14세 이하 소년에 대한 강제수사권을 경찰에 부여하는 2차 개정이 이루어졌다.

    중범죄를 저지른 소년범들, 엄중히 처벌할 대상인가, 교화하고 지도해야 할 대상인가?

    소설은 일본의 개정 전 형법 제41조, ‘14세 이하인 자의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의 맹점을 정면으로 파고든다. ‘만약 누군가 당신의 가족을 죽였다. 그런데 그가 14살 이하라는 이유로 아무 처벌도 받지 않는다면?’ 이는 결코 소설적 허구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소년범들에 대한 처벌이 불충분하다는 여론이 조성된 적 있지만, 고베 연쇄 살인 사건과 같은 충격적 소년 범죄가 연거푸 일어나고 급기야 ‘면책 특권’을 악용한 고의적 소년 범죄까지 등장한 일본에서 이 조항은 늘 뜨거운 논란의 중심이 되어 왔다.
    독자들은 피해자로서 그런 원통한 상황에 놓인 주인공의 행적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소년법 문제를 고민하게 된다. 경찰, 매스컴, 사법계를 아우르는 사실적인 묘사에서 저자의 치열한 자료 조사가 엿보이는 <천사의 나이프>. 작품 속 흉악 범죄와 그로 인한 사회적 파장은 최근 군포 연쇄 살인 사건으로 크게 출렁였던 우리의 모습과도 겹쳐 읽힌다.

    ※ 고베 연쇄 살인 사건 : 1997년 고베의 중학교 교문 앞에서 어린 아이의 신체 일부와 함께 경찰에게 보내는 도전장이 발견되어 전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사건. 범인이 14살 중학생으로 판명, 처벌이 불가능하여 큰 논란이 일었다.

    일본 추리계의 거장들을 감탄시킨 이중삼중의 미스터리 퍼즐

    사회성 짙은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천사의 나이프>는 불합리한 현실에 대한 장황한 설교를 쏟아내 독자를 지루하게 만드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대신 저자 야쿠마루 가쿠는 작품 속에 독자의 활발한 머리 회전을 요구하는 추리적 요소를 가득 준비해 놓았다. 누명 씌우기, 시간차 알리바이, 증거물 조작 등 다양하게 준비된 트릭이 빠른 스릴러적 템포 속에 차례로 펼쳐진다. 그리고 뜻밖의 국면에 등장하는 숨겨진 범인과 소설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반전까지, 수수께끼 풀이를 중시하는 일본식 ‘본격 추리’의 대부 아야쓰지 유키토는 이 작품에 ‘사회 비판과 본격 추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작품’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피의 복수를 넘어서 관용과 용서의 힘을 믿는 휴머니즘적 시선

    <천사의 나이프>의 주인공 히야마 다카시는 중학생 3인조에게 아내를 잃고 ‘법이 그들을 처벌하지 않으면 직접 그들을 죽이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3년의 시간이 흐른 후 알 수 없는 누군가에 의해 당시 가해 소년들이 차례로 살해당하는 일이 일어나자, 그는 복수심을 버리고 남은 소년의 죽음을 막으려는 일에 나선다. 언뜻 원수를 돕는 일처럼 느껴지는 그 행동은 작품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말해 준다. 유족을 진정으로 위로할 수 있는 건 가해자 본인의 참회뿐이고, 아무리 스스로 갱생했다고 자부하더라도 가해자 가슴 속에 남은 그늘을 거둬 줄 수 있는 건 피해자의 용서뿐이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받은 대로 갚아 주는 복수극이나 극악한 악인을 쫓는 추격전과 다르게 <천사의 나이프>가 긴 여운을 남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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